다이버 시계의 세계에는 1,000m 방수 기능을 제공하는 시계 제조 브랜드로 구성된, 클럽과 비슷한 조직이 존재합니다. 물론 일반적인 다이버 시계 애호가라면 그만큼 깊은 수심에 다가갈 일은 없지만, 시속 300km에 달하는 스포츠 카와 마찬가지로 그토록 깊은 곳에서도 작동하는 시계를 설계하고 구조를 개발하는 일은 크나큰 만족감을 줍니다. 1,000m 다이버 시계 클럽에 합류할 수 있는 브랜드와 그렇지 않은 브랜드는 확연한 차이를 보입니다.
호이어는 전설적인 레퍼런스 844 모델(200m 방수 기능 탑재)과 함께 첫 번째 다이버 시계 시리즈를 선보였으며, 1982년에는 수집가들이 "딥 다이브(Deep Dive)"로 칭하는 레퍼런스 980.023과 함께 1,000m 클럽에 합류했습니다. 1960년대와 1970년대 1,000m 방수 기능을 탑재한 시계에서는 두 가지 기본 구조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1960년대에 출시된 초기의 1,000m 다이버 시계는 견고한 뒷면 디자인이 돋보이는 두꺼운 일체형 케이스가 탑재되었으며, 크리스탈을 제거해야 무브먼트에 액세스할 수 있었습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기존의 다이버 시계에 가까운 기본 구조가 등장하면서, 뛰어난 방수 기능을 위한 씰을 탑재할 수 있도록 더욱 두껍게 제작된 케이스가 등장했습니다. 호이어는 딥 다이브 시계 제작에 있어 두 번째 접근법을 선택하여 레퍼런스 844 모델과 유사하게 기존 스타일의 케이스를 적용하였고, 더욱 두꺼운 디자인으로 1,000m 방수 기능을 달성할 수 있었습니다.
호이어가 선보인 초기 다이버 시계는 1950년대에 출시된 기존 다이버 시계의 형태를 반영하고 있으며, 초기 딥 다이브 시계 또한 이와 동일한 기본 스타일로 완성되었습니다. 그리고 1984년, 호이어는 새로운 접근법으로 1,000m 클럽의 일체형 디자인 계열에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슈퍼 프로페셔널”(레퍼런스 840.006)로 명명된 새로운 시계는 호이어뿐 아니라 그 어느 브랜드에서도 이전에 선보인 적 없는 색다른 디자인을 제시했습니다. 슈퍼 프로페셔널은 어떤 각도에서도 그 무엇과도 다른, 차별화된 매력을 선사합니다.
슈퍼 프로페셔널은 출시 당시에는 다이얼에 "호이어" 디테일을, 이후에는 "태그호이어" 로고를 장식한 디자인으로 호이어 및 태그호이어 카탈로그에서 오랫동안 활약했으며, 21세기 초기까지 계속해서 출시되었습니다. 누벨 르마니아(Nouvelle Lemania)와 피아제(Piaget)가 호이어를 소유한 시기에 출시되었던 슈퍼 프로페셔널은 태그호이어 카탈로그에서 큰 매출을 달성하였으며, 1999년 LVMH가 태그호이어를 인수한 시점에도 여전히 제품 라인의 일부로 자리매김하고 있었습니다.
슈퍼 프로페셔널은 1984년 호이어 카탈로그에 1,000m 다이버 시계(“딥 다이브”)를 대체하는 모델로 처음 등장하였으나, 딥 다이브는 이후로도 몇 년간 태그호이어 카탈로그에 계속해서 등장했습니다. 슈퍼 프로페셔널은 다수의 비즈를 장식한 스테인리스 스틸 소재의 대중적인 모델과 골드 컬러의 베젤을 갖춘 두 번째 버전까지 총 두 가지 모델로 출시되었습니다. 시계는 ETA 2892 오토매틱 무브먼트로 구동되었습니다.
슈퍼 프로페셔널의 브레이슬릿은 케이스와 마찬가지로 매트한 마감으로 완성되었습니다. 시계와 함께 여분의 스트랩 2개, 스트랩 교체 도구, 감압 표가 포함된 다이버 키트가 제공됩니다. 이 다이버 키트는 블루 컬러의 파우치 또는 보다 대중적인 블랙 파우치에 담겨 출시되었습니다.
슈퍼 프로페셔널의 다이얼과 핸즈는 12시 방향에는 삼각형, 3시 방향에는 날짜, 6시와 9시 방향에는 대시, 나머지는 도트 디자인의 아워 마커를 탑재한 전통적인 스타일로 완성되었습니다. 더욱 커진 슈퍼 프로페셔널의 케이스 사이즈에 발맞추어 모든 디테일은 호이어가 이전에 선보인 다이버 시계보다 큰 사이즈로 제작되었습니다. 아워 및 미닛 핸즈는 이전 모델에 비해 더욱 넓은 디자인으로 완성되어 호이어의 새로운 스타일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슈퍼 프로페셔널의 흥미로운 디테일 중 하나는 탈착 가능한 케이스백 없이 견고한 일체형 케이스로 제작되어 깊은 곳에서도 시계가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무브먼트를 감상하려면 베젤과 내부의 링 및 크리스탈을 제거하여 무브먼트와 다이얼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슈퍼 프로페셔널에서 가장 돋보이는 요소는 바로 베젤의 오버사이즈 그립입니다. 위로 살짝 솟아오른 사다리꼴 디자인의 그립은 10분 간격을 표시하도록 제작되었습니다. 슈퍼 프로페셔널은 베젤 전체를 아울러 약 43mm의 직경으로 완성되었으며, 두께는 14mm입니다.
슈퍼 프로페셔널은 2000년대 초반까지 태그호이어 카탈로그에 등장했습니다. 당시 태그호이어는 케이스 디자인에 변화를 주어 살짝 더 커진 사이즈(43mm)에 스퀘어 형태에 가까운 디자인을 선보였으며, 이외에도 태그호이어의 표준 넘버링 시스템에 따라 새로운 레퍼런스 번호(WS2110)를 부여했습니다.
슈퍼 프로페셔널 시계 중에서도 가장 진귀한 모델로 손꼽히는 버전은 바로 일반적인 스테인리스 스틸 시계를 "풀 블랙" 버전으로 제작한 블랙 코팅 슈퍼 프로페셔널입니다.
블랙 코팅 슈퍼 프로페셔널은 생산 버전인 레퍼런스 843.006과 1989년 미국 회사 시큐리티 디펜스 시스템(Security Defense Systems)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500피스 한정으로 제작한 초기 원형 모델의 두 가지 버전으로 출시되었습니다. 초기 원형의 레퍼런스 번호는 840.006이었으며, 문서 상에서는 태그호이어가 생산 모델에 850.006의 레퍼런스 코드를 부여하려는 의도가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